공개: 2022년 (Netflix)
장르: 실화 기반 범죄, 스릴러, 드라마
주의: 실존 사건을 다루는 작품으로 일부 시청자에게 불편할 수 있는 소재를 포함합니다.
1. 드라마 소개
《Dahmer – Monster: The Jeffrey Dahmer Story》(이하 《다머》)는 1970~90년대 미국에서 발생한 실존 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작품은 범죄자 개인의 잔혹성만을 소비하는 대신, 이웃의 신고가 무시되고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던 당시의 사회·제도적 실패를 함께 비춥니다. 극적 장치보다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구성된 장면들이 많아 ‘사건을 둘러싼 시스템’을 질문하는 성찰적 범죄극으로 평가받습니다.
2. 제작 배경과 의도
쇼러너 라이언 머피와 이언 브레넌은 True Crime 장르의 선정성을 경계하며 피해자와 주변인의 관점, 그리고 당시의 인종·계급 문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를 밝혀왔습니다. 특히 흑인과 성소수자 피해자들이 집중된 사건 특성상, 공동체의 경고가 얼마나 오랫동안 외면되었는지, “누가, 무엇을, 왜 보지 못했는가”를 집요하게 묻습니다.
실제 기록과 법정 문서, 언론 보도에서 확인되는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되, 드라마적 재구성을 통해 피해자들의 삶과 이름을 호출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다만 ‘실존 인물 재현’이라는 숙제 특성상 윤리성은 끝까지 논쟁적입니다.
3. 서사 구조와 연출
《다머》는 사건의 전말을 연대기적으로만 따라가지 않습니다. 초반부에 강렬한 체포 시퀀스를 배치한 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가족사, 이웃의 증언, 경찰의 대응, 법정 과정을 교차 편집합니다. 이 방식은 “개인의 괴물성”을 과장하기보다는 반복되는 경고 신호와 기관의 무대응을 강조합니다.
색보정과 사운드 디자인은 불편함을 감정적으로 자극하기보다는 차갑고 건조한 톤으로 의미를 환기합니다. 카메라는 묘사 수위를 자제하고, 결과를 상상하게 하는 프레이밍을 통해 고어적 관음성을 최소화하려 합니다.
4. 주요 캐릭터와 연기
- 제프리 다머 – 중심 인물이지만, 드라마는 그의 ‘괴물성’ 자체보다 주변의 침묵과 무력, 제도의 균열을 끌어내는 촉매로 배치합니다.
- 글렌다 클리블랜드 – 같은 건물 이웃. 수차례 신고에도 무시당하는 경험을 통해 공동체 경보가 어떻게 무력화되는지 보여주는 핵심 시점 인물입니다.
- 라이오넬 다머 – 가해자의 아버지. 가족 서사를 통해 ‘개인 책임 vs. 양육 환경’이라는 논쟁을 환기합니다.
- 수사·사법 기관 인물들 – 절차적 정당성과 편견, 안일함의 충돌을 체현하는 집합적 캐릭터.
배우 에번 피터스는 냉정하고 과장되지 않은 연기로 자극 대신 소거의 미학을 선택합니다. 각 피해자를 연기한 배우들의 신중한 재현도 작품의 무게를 떠받칩니다.
5. 핵심 주제와 윤리적 쟁점
작품의 질문은 명확합니다. “왜 이렇게 오래, 가까이 있었는데 아무도 멈추지 못했는가?” 이는 제도적 무능, 인종적 편견, 퀴어 혐오, 사회적 무관심을 교차로 드러냅니다.
동시에 True Crime이 가진 윤리의 문제도 정면으로 다룹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의 트라우마를 다시 소환하는 위험, 가해자 신화화의 부작용, 실존 인물 재현의 한계 등은 시청자 스스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게 합니다. 《다머》는 이 불편함을 의도된 불편으로 전환해 소비가 아닌 성찰을 촉구하려 합니다.
6. 반응, 흥행, 사회적 영향
공개 직후 글로벌 톱 순위를 휩쓸며 화제성을 입증했으나, 동시에 피해자 유가족과 커뮤니티에서는 “재현의 방식과 동의”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수사기관의 편견과 시스템 리스크를 비교적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True Crime 장르의 제작 윤리에 대한 공론장을 확대했습니다.
흥행과 논란이 공존하는 드문 사례로 기록되면서, 향후 실화 기반 콘텐츠의 표현 한계와 책임 논의에 장기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7. 시청 가이드(민감성 주의)
- 민감한 소재: 살인, 성폭력, 혐오범죄 맥락이 포함됩니다. 세부 묘사는 절제되어 있으나 주제 자체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 비판적 시각: 가해자 서사보다 피해자·이웃·제도를 보려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 시청 연령: 청소년·트라우마 민감 시청자는 회피 또는 보호자 동반 권장.
8. 매력 포인트
- 범죄자 미화 대신 제도 실패에 초점을 맞춘 서사 전략
- 과잉 묘사를 경계하는 절제된 연출과 차가운 톤의 미장센
- 이웃·피해자 관점의 확장으로 True Crime의 관습을 비틀기
- 연기 앙상블: 에번 피터스, 니시에 내시 등 배우들의 밀도 높은 퍼포먼스
- 흥행과 윤리 논쟁을 동시에 촉발한, 장르의 경계 시험작